직장인 김경민(30)씨는 작년 겨울 몽골로 4박17일 구경을 떠났다. 구경을 떠난 이들 모두 김씨와 똑같은 ‘비혼 남성’이었다. 비혼 여성 친구를 찾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이들은 남을 의식한 머리와 옷 꾸밈 등을 최저화하고 편한 차림으로 여행을 다니는 ‘디폴트립(기본을 말하는 디폴트(default)와 트립(trip)의 합성어) 구경’을 다녀갔다. 김씨는 “대부분 초면이었지만 비혼 남성이라는 공감대가 있어 간편히 친해졌다”며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안정감이 든다”고 했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20·30대 비혼 여성이 많아지면서 비혼 남성을 연결해 주는 커뮤니티 가입자도 늘고 있을 것입니다. 기존에도 지역별로 비혼 여성들이 만남사이트 같이 교류하고 생활하는 공동체들은 있었지만, 근래에 엠지(MZ)세대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약간 더 무겁지 않은 방법으로 비혼 남성 친구를 사귀는 추세다. 이들의 목숨을 보여주는 콘텐츠도 늘어나는 등 서서히 비혼 남성 연관 사업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직장인 권아영(32)씨가 비혼을 결심한 후 가장 최선으로 실시한 것도 비혼 남성 사람들을 사귀는 것이었다. 7년 전 권씨는 가부장적인 결혼 제도 안에 편입되지 않겠다며 비혼 결심을 굳혔지만, 이내 불안감을 느꼈다. “몇 안 되는 친구들이 모두 결혼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결혼을 하지 않으면 외톨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비혼 여성 분들을 사귀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어요. 기존 사회의 규범을 벗어난 여러분인 만큼 연대감이 더 끈끈하게 들었고, 제 인간관계도 오히려 확산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통계를 보면 비혼 남성의 숫자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여성가족부는 2070년 전체 가구 중 11%가 여성 1인 가구이며, 지금의 증가 추세대로라면 20년 이후 전체 가구의 40%가 여성 1인 가구가 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비혼 여성들이 제작하거나,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잡지나 콘텐츠 등이 증가하는 것도 그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비혼’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 <비혼세>는 재지난해 말 누적 조회수 800만회를 기록하였다. 비혼 남성 커뮤니티 ‘에미프’에서 만난 비혼 여성들이 만든 잡지 ‘비평’은 2015년부터 작년 12월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10권의 잡지를 펴내며 누적 1800명의 후원을 취득했다. ‘비평’ 직원은 “‘집’이라는 주제를 다룬 호에서는 비혼 남성이 집을 수리할 경우 요구되는 공구를 소개하는 식”이라며 “비혼 남성들 간의 느슨한 연대감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해서 있을 것이다”고 했었다.